잃어버린 도시를 찾아낸 냉전시대의 첩보위성 사진
Cold War Spy-Satellite Images Unveil Lost Cities
“냉전시대 정찰 사진 덕택에
중동지역의 고고학 부지가 세 배로 늘어났다”
<시리아 북서부 텔 리파트(Tell Rifaat) 지역을 촬영한 1961년의 위성 사진. 지금은 현대 도시가 이 지역 주변을 완전히 둘러싸고 있다. 사진 제공: 인터넷 고고학((Internet Archaeology)/제시 캐서나, 잭슨 코드런(Jackson Cothren), 터너 칼라이치(Tuna Kalayci)>
댄 버가노(Dan Vergano)
2014년 4월 25일 내셔널 지오그래픽
냉전시대의 첩보위성 사진을 연구한 결과, 중동 지역에 존재하는 고고학 부지 숫자가 세 배로 늘어났다. 그 덕분에 수천 개의 고대 도시, 도로, 운하, 기타 유적 등이 드러났다.
최근 수십 년간 고고학자들은 이라크, 터키, 시리아 등에 위치한 고대 유적을 찾기 위해서 기밀 해제된 위성 사진들을 활용해왔다(관련기사: “첨단 기술을 활용한 고고학으로 잃어버린 뉴잉글랜드를 찾아내다(Lost' New England Revealed By High Tech Archaeology)”).
그런데 미국 고고학회(Society for American Archaeology)의 정기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중동 지역 관련 코로나 아틀라스 프로젝트(Corona Atlas of the Middle East)’의 새로운 내용을 살펴보면, 첩보위성 과학이 한 차원 높게 발전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집트부터 이란까지-‘비옥한 초승달 지역(Fertile Crescent)’, 저 유명한 문명의 요람, 인류가 최초로 세운 몇몇 도시를 포함하여-아틀라스 프로젝트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간 수많은 도시들을 찾아냈다.
“이 부지들 중 몇몇의 규모는 아주 거대합니다. 그런데도 완전히 잊혀져 있었습니다.” 아틀라스 프로젝트에 참여한 고고학자인 아칸소 대학(University of Arkansas)의 제시 캐서나(Jesse Casana)의 말이다. 캐서나는 프로젝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고대 도로와 운하를 비롯해서 모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위성 이미지들을 연구하면 매우 포괄적인 그림을 얻게 됩니다.”
캐서나의 말에 따르면, 연구 팀은 중동 지역 전역에서 알려진 약 4,500여 곳의 고고학 부지 목록을 가지고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후 첩보위성 사진을 통해서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1만여 곳의 부지를 추가적으로 찾아냈다.
계속된 캐서나의 말은 다음과 같다. 시리아와 터키에 있는 거대한 부지들은 대체로 청동기 시대의 유적이며, 성벽과 담장의 유적 등이다. 이 유적들 중 두 곳은 무려 123에이커(약 50만 제곱미터) 이상의 규모이다(참고: “가뭄이 문명의 붕괴를 초래하다(Drought Led to the Collapse of Civilizations)”).
<시리아 동부 텔 하무르카를 촬영한 이 위성 영상은 고대 주거의 흔적을 보여준다. 사진 제공: 인터넷 고고학/제시 캐서나, 잭슨 코드런, 터너 칼라이치>
하지만 캐서나는 강조해서 이야기한다. “단순히 새로 발굴해야 할 장소를 찾은 것이 아닙니다. 이 모든 유적들을 활용해서 중동 지역 전체를 연구하고 이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조사한 것입니다.”
중동지역의 새로운 아틀라스 프로젝트를 통해서 고고학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기회와 도전 과제를 동시에 엿볼 수 있다. 이제 고고학자는 유적 발굴지나 지역 전체에서 얻은 훨씬 더 많은 양의 자료를 다뤄야 한다. 정기 학술대회에서 발언을 했던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알렉산드리아 아카이브 협회(Alexandria Archive Institute)의 정보과학자인 에릭 캔서(Eric Kansa)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것은 빅 데이터(big data)입니다. 고고학의 연구 범위를 단숨에 폭발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 셈입니다.”
냉전시대의 전사(Cold Warrior)
냉전이 종식되자 미 국방부(U.S. defense) 관료들이 당시로부터 20년 전 코로나 첩보위성이 찍은 이미지들을 대중에게 공개했다. 이 첩보위성은 1960년부터 1972년까지 이미지를 촬영했다. 아틀라스 프로젝트는 이 위성이 1967년부터 1972년까지 찍은 188,000장의 이미지 중 아직 일부만을 조사했을 뿐이다. 소련의 미사일 기지와 군 부대를 찾아내기 위해서 촬영한 지구 표면 이미지의 해상도는 2미터이다.
<1969년에 촬영한 영상에서 소련 첼랴빈스크(Chelyabinsk) 인근의 미사일 발사 기지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제공: 국가정찰국(National Reconnaisance Office)>
미 콜로라도 주 롱몬트(Longmont)에 본사를 두고 있는 민간업체 소유인 디지털글로브(DigitalGlobe)처럼 현재의 영상 위성은 전보다 좋은 해상도의 이미지를 제공한다. 하지만 캐서너는 “그렇다고 해도 지금의 위성이 옛날 모습을 찍을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캐서너가 설명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 위성의 영상들은 이라크의 모술(Mosul)이나 요르단의 암만(Amman) 같은 도시가 인근에 위치한 수많은 고고학적 부지들을 잠식하기 전에 촬영한 것이다. 댐이 생기면서 강의 계곡에는 물이 들어찼고 기타 다수의 고고학 부지들이 침수되었다. 도시가 팽창하면서 이를 지원하는 기능을 지닌 대규모 농장과 관개 시설들도 늘어갔다. 따라서 첩보위성 사진에서는 또렷하게 보였던 도로나 부지가 점차 희미해졌다(관련기사: “터키 남부지방의 마을과 역사를 집어삼키는 댐(The Dam That Will Flood Homes and History Across Southern Turkey)”).
다시 캐서너의 말이다. “아무리 해상도가 좋아졌다고 해도 누군가 건물을 지어서 덮어버렸다면 그 고고학 부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
정보전쟁(Information Warfare)
“이 프로젝트는 믿기 힘들 정도로 대단한 연구입니다.” 시카고 대학의 시리아-팔레스타인 지역 고고학자인 데이비드 쉴로언(David Schloen)이 말한다. “아틀라스 프로젝트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면 정말 깜짝 놀랄 겁니다.”
예를 들어, 이 프로젝트의 맵핑 팀은 일정한 대상지의 1960년대 영상과 오늘날의 이미지를 나란히 볼 수 있게 해놓았다.
<왼쪽의 1960년대 영상은 이라크 남부의 습지들을 촬영한 것이다. 이 습지들을 채웠던 물의 대부분이 차츰 사라졌다. 오른쪽은 2000년대 초에 같은 장소를 찍은 사진이다. 사진 제공: 인터넷 고고학((Internet Archaeology)/제시 캐서나, 잭슨 코드런(Jackson Cothren), 터너 칼라이치(Tuna Kalayci)>
코로나 위성은 지구 표면을 길이 193킬로미터, 폭 16킬로미터의 긴 구획들로 나누어서 촬영했다. 이렇게 찍은 필름 스트립을 낙하산 장치가 붙은 통에 담아서 우주 공간으로부터 지구로 전달했다. 또한 지구 표면을 찍은 필름이 늘어나거나 왜곡된 부분을 선별하기 위해서 특수 광학이 필요하기도 했다. 이렇게 촬영한 사진들의 존재 여부는 공식적으로 1992년까지 기밀사항이었다.
아틀라스 프로젝트 팀이 수행한 작업 중 상당 부분은 미 지질연구소(U.S. Geological Survey)에서 구입한 코로나 위성 이미지에서 랜드마크를 찾아 오늘날 촬영한 이미지의 랜드마크와 일치하는 지점을 연결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찾은 랜드마크를 활용해서 첩보위성이 찍은 원래 이미지의 왜곡된 부분을 없애기도 했다.
캐서너의 말이다. “여기서 멈추고 싶지는 않습니다.” 캐서너가 말한다. 코로나가 찍은 위성 영상 중 대부분에는 고고학자들이 관심을 갖는 아프리카와 중국 등 다른 지역까지 포함되어 있다.
“코로나 프로젝트는 정말 대단합니다.” 캐서나는 다음과 같이 장담한다. “우리 연구의 범위에는 전 세계 모든 지역들이 거의 다 포함됩니다.”
*위 모든 글과 그림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해당 기사를 그대로 번역, 인용한 것이며, 자세한 웹사이트 주소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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