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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으로 쓰기36

마사 슈워츠의 인스턴트 가든 스위스 작가 나딘 올로네츠키(Nadine Olonetzky, 1962~)의 책 《영감: 정원사를 따라가는 시간 여행(Inspirations: Time Travel through Garden History, 2017)》은 그 부제처럼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연대 순으로 이어지는 흥미로운 역사 속 정원들의 이야기다. 의미 있는 연도에 적절한 제목을 붙인 짧은 이야기들이 연속되어서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도 좋고 훌훌 넘기면서 제목에 눈길이 가는 글들을 골라 읽어도 좋다. 장구한 역사를 200쪽 내외로 축약한 이 책에서 마사 슈워츠는 무려 두 번이나(?) 등장하는데, 여기 소개하는 내용이 그 중 하나다. 제목은 이다. 미국 조경가 마사 슈워츠(1950~)는 정원이 인공으로 창조된 자연 환경이며, 또 이런 자연 환.. 2022. 5. 25.
Cornus officinalis_산수유 토요일 아침 눈을 떴는데 어둑해서 블라인드를 걷으니 희끗희끗 진눈깨비가 흩날렸다. 순리대로 따뜻한 봄이 오는 게 좋지만, 지나가는 겨울 또한 아쉬운 세월인지라 잠시 거꾸로 가는 날씨도 그리 싫지는 않다. 게다가 궂은 날을 핑계로 마음 먹으면 하루 종일 두문불출도 가능한 주말이 아닌가. 그래도 다만 한 가지, 지켜보던 창가 오른쪽으로 시선을 조금 옮기니 가장자리에서 문득 존재감을 드러내는 꽃나무. 지난 주 서둘러 노란 꽃망울이 솟아오른 집 앞 산수유는 어쩌나. 도서관에서 빌린 카렐 차페크(Karel Capek: 1890-1938)의 《정원가의 열두 달》은 너무나도 유쾌해서 아침 먹으면서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기분까지 한층 밝아진다. 1929년 무렵 체코 기후가 구체적으로 어땠는지 알 도리가 없지만 책.. 2022. 3. 20.
아드리안 구즈(Adriaan Geuze) “더 이상 공원은 필요가 없다 ... 공원과 녹지는 케케묵은 말이 되어 버렸다" (there is no need for parks anymore ... The park and greenery have become worn-out clichés) 존 딕슨 헌트(John Dixon hunt)의 책을 읽다가 거기서 인용한 아드리안 구즈의 말이 눈에 확 띄었다. 동의 여부는 까다로우니 일단 제쳐 두고, 발언 자체가 신선하고 도발적이다. 오늘날 공원이 변화한 세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생각을 일깨우는 힘이 강렬해서 좋다. 늘 부끄럽지만 대학에서 전공 공부를 게을리했고 직장 다니면서도 바쁜 일 핑계로 정작 설계에 관한 배경 지식을 깊이 있게 파헤치지 않았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조경에 관해서 몇몇 중요 인물, 작.. 2022. 1. 16.
마사 슈워츠(Martha Schwarz) 마사 슈워츠(1950- )는 미국의 조경가, 예술가, 작가, 강사(lecturer)이다. 런던, 뉴욕, 상하이에 기반을 둔 조경 회사 ‘마사 슈워츠 파트너스(Martha Schwartz Partners, MSP)’의 설립자(founding partner)이다. 이 회사의 세계적 작품들을 5개 대륙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설치 미술(art installations), 공원, 기업체 건물 조경(corporate landscapes), 도시 마스터플랜, 수변 공간, 개인 정원 등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있다. 1. 삶과 경력 1.1 어린 시절과 교육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출신인 슈워츠는 미시간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조형예술(plastic arts)을 전공해서 1973년 미술학사 학위(Bachelor of Fine.. 2019. 6. 11.
[ACHG] 르네상스 정원, 대지의 팔레트 르네상스 정원의 문화사가 바로 르네상스의 역사에 해당한다. 연구 결과로 드러난 르네상스 유럽은 자연세계에 매료된 남녀들이 살던 시대였으며, 이들은 스스로 느낀 매력을 함께 나누고 탐구할 새로운 수단을 만들었다. 또 자신들이 등장하는 복잡다단한 사회적, 정치적 무대에서 창출한 경관들의 활용법을 개발했다. 더 넓게 보면, 이런 문화경관에서 등장한 정원을 통해서 과거와 미래 모두를 자의식적으로 살핀 유럽이 드러난다. 그러면서 고대의 과거에게서 입은 은혜를 진심으로 인정하고, 한편으로는 새로 발견하고 창조한 동시대 세계를 들뜬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1400년부터 1700년까지 시대를 들여다보는 렌즈로서 르네상스 정원을 활용하면, 이 세계 속 인간의 입지를 의식적이면서 체계적으로 확립하는 풍경 한 장면이 뚜렷이 .. 2018. 4. 29.
140629 마사네 가게에서 파는 베이글[Topos] 마사네 가게에서 파는 베이글 A Ba­gel from Mar­tha’s Shop 2014년 4월 28일 로버트 섀퍼(Robert Schäfer) ​ 조경가의 온라인 숍에서 판매하는 디자인 신제품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조경가 마사 슈워츠(Martha Schwartz)가 디자인한 약 1Kg 무게의 청동제 베이글이다. 베이징의 금속공예 공장에서 백 점의 한정판을 제작했는데, 웹사이트 ‘마사 슈워츠 파트너스(Martha Schwartz Partners)’를 통해서만 구입이 가능하다. 마사 슈워츠는 ‘베이글 가든(Bagel Garden)’을 기념하는 온라인 숍의 첫 출시작을 내놓았다. ‘베이글 가든’은 슈워츠의 설계 경력 초기에 만든 작품이다. 1979년에 조성한 베이글 가든은 규모는 작지만.. 2018. 3.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