掌篇1 [150705] 김종삼 시집에서 이미지 두 컷 십 년도 훨씬 더 넘게 지난 일이다. 신경림 시인이 1998년에 낸 책 '시인을 찾아서'를 자취방에서 읽던 시절이 있었다. 방배동의 설계사무소를 다니며 신림동 반지하방에서 지친 몸을 누이던 때였다. 당시 유행했던 '느낌표' 선정도서인 그 책을 뜬금없이 사서 본 기억이 난다. 페이지를 넘기다 유독 눈에 띄었던 시인은 김종삼. 신경림 시인이 고른 그의 시는 당시로서는 참으로 충격이었다. 북치는 소년 내용 없는 아름다움처럼 가난한 아희에게 온 서양 나라에서 온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어린 양들의 등성이에 반짝이는 진눈깨비처럼 어쩌면 이렇게 간결한데도 선명하고 아름다울 수 있는지. 어떤 그림보다도 강렬한 이미지를 선사하는 시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북 치는 소년에서 연상되는 원통형 빨간 모자, 타닥타닥 울렸.. 2019. 5.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