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공부1 Cornus officinalis_산수유 토요일 아침 눈을 떴는데 어둑해서 블라인드를 걷으니 희끗희끗 진눈깨비가 흩날렸다. 순리대로 따뜻한 봄이 오는 게 좋지만, 지나가는 겨울 또한 아쉬운 세월인지라 잠시 거꾸로 가는 날씨도 그리 싫지는 않다. 게다가 궂은 날을 핑계로 마음 먹으면 하루 종일 두문불출도 가능한 주말이 아닌가. 그래도 다만 한 가지, 지켜보던 창가 오른쪽으로 시선을 조금 옮기니 가장자리에서 문득 존재감을 드러내는 꽃나무. 지난 주 서둘러 노란 꽃망울이 솟아오른 집 앞 산수유는 어쩌나. 도서관에서 빌린 카렐 차페크(Karel Capek: 1890-1938)의 《정원가의 열두 달》은 너무나도 유쾌해서 아침 먹으면서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기분까지 한층 밝아진다. 1929년 무렵 체코 기후가 구체적으로 어땠는지 알 도리가 없지만 책.. 2022. 3.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