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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코라의 시대, 플라톤과 데리다: 01

by deli-space 2019. 3. 13.

이해도가 낮아서 개조식으로 정리한다는 점이 아쉽다. 그저 축약해서 적는 것만도 자꾸 조심스러워져서 동영상을 두어 번 띄엄띄엄 다시 들었다. 하지만 이 또한 인용부호 안에 넣는 것임을, 어차피 의미는 변화한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 수밖에...

 

* 내재성: 초월성의 극복이며, 현대사상의 기저에 있는 공통적 경향

* 초월성은 대체로 세 가지로 구분

1. 플라톤적, 기독교적 초월성: 이 세계 바깥에 이 세계를 초월한 존재를 설정, 대표적 사례가 기독교,

   1) 플라톤의 데미우르고스(δημιουργός, demiurge 만드는 자)는 철학자간의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조물주 성격에 가까움

   2)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이 이데아의 초월성을 너무 강조했다는 점에서 반박

   3) 감각적 차원(경험)과 가지적 차원(이데아) 사이에 날카로운 구분을 그었음

* 하지만 주의할 점은, 플라톤/기독교적 초월성을 거부한다고 해서 내재성의 사유라고 할 수는 없으며, 그 외의 초월성도 존재

2. 이법(理法): 앞서 1번보다는 약하지만 이것도 역시 초월성이며, 이 또한 각각의 내재성을 초월

   1) 모든 사물들을 존재하게 만드는 외재하는 법칙성

   2) 관계가 실체화되어 있다면(유동적이지 않다면), 그 관계의 총체인 이법은 초월적

   3) 아리스토텔리스의 형상철학, 유학의 이기론, 자연과학법칙 등도 모두 초월성을 전제로 함

* 1번과 2번은 고대와 중세의 초월성이라고 할 수 있음

3. 인간의 주체성(subjectivity): 현대사상에서 드러나며 전혀 다른 성격의 초월성

   1) 인간을 세계의 다른 사물들을 구분하여 실체화하는 '선험적 주체의 초월성'

   2) 근대 주체철학: 데카르트의 'cogito', 칸트의 '선험적 주체', 후설의 '선험적 주체'

   3) 한편, 하이데거의 세계 내 존재는 초월적이 아니며, ‘신체적 존재라고 할 때 인간은 세상 바깥에 존재할 수 없음

   4) 심리학이 물리학처럼 계산, 측정, 그래프를 통해서 의식을 분석한다면, 현상학은 자체로 초월성을 띠는 것으로서 인간 의식은 사물이나 자연적 존재가 아니라고 봄

   5) 현대철학은 초월성(아프리오리[a priori]: 경험에 앞서는 것, 본질상 앞서는 것, 대상에 관계없이 대상을 인식하는 선천적인 가능성을 밝히려는 초월론적인 태도)이 아니라 내재성(그 안에 있다, 세계 안에 있다)을 강조하는 경향이며, 초월성이 자유를 구속하고 우리 삶을 코드화된 것으로 만들기 때문

6) 내재성의 출발이 우발성(contingency)이며, 철학에서 무거운 의미를 지님(그렇게 되어야 할 필연적 이유가 없는데, 사실상(in fact) 그렇게 됐다.)

7) 섭리도, 이법도, 운명도 없다: 알튀세르 말년의 우발성의 유물론도 이런 맥락

8) 현대사상의 기저에 자리잡은 내재성, 우발성

* 우발성에 관한 두 가지 입장

   1) 실존주의자: 의미의 부재, Sartre구토’, 카뮈의 이방인

   2) 후기구조주의자: 오히려 의미의 과잉, 관계/접속을 통해서 의미가 무수히 창출

   3) 실존주의의 우발성이 비장하다면, 후기구조주의자의 우발성은 마치 놀이(play)의 뉘앙스이며 마치 원자들이 무수히 부딪히는 것과 유사

* 내재성에서는 관계(실체화되지 않은 관계)가 중요(관계 자체가 실체라면 그것은 초월적), 영토화와 탈영토화, 역동성을 통해서 무한하게 가치가 생성

* 따라서 아프리오리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내재성의 사유와 맞지 않음

* 물론 자연세계의 법칙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 또한 차이의 생성, 우발성이 먼저 존재하고 그 이후에 법칙성을 띨 수도 있다는 것, 또 태양의 궤도도 아주 미세하게 움직인다는 것

* 더 중요하게는 인간사회의 법칙에서 이법을 부여하고 모범답안을 제시하고 삶의 청사진이 존재한다는 것을 철학자들은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봄

* 주어진 질서에 나를 맞추는 게 아니라 patchwork처럼, 텍스트처럼 관계가 짜여가는 것

* 데리다와 같은 부류의 철학자들이 이런 입장을 공유, 데리다의 텍스트, 들뢰즈의 리좀

* 접속과 이탈, 영토화와 탈영토화를 통해서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흩어짐

* 데리다는 책과 텍스트를 구분

   1) : 리브르(Libre), 또는 사서오경. 하나의 중심원리와 정연한 구성, 이법으로서의 진리. 그러나 데리다는 오염될 수 없는 완결된 진리(타자와의 관계를 거부, 순수성을 오염시키지 못하게 함)를 거부

   2) 텍스트: 텍스트와 텍스춰(texture)는 같은 어원. 관계에 의해서 짜여가는 것.

* ‘텍스트의 바깥은 없다

   1) 관념론적인 오해: 언어의 바깥으로 나갈 수 없다? 텍스트 바깥에서 세상을 볼 수 없다? 인식론적인 것으로 오해?

   2) 여기서 텍스트는 책이 아니며, 오히려 동사적 의미. 관계가 엮여가는 것, 그 바깥에 설 수 있는 순수한 초월성. 그런 바깥은 없다는 의미

 

   3) 데리다는 잘못 이해되는 경우가 유독 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