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왼손으로 쓰기/자연사

[내셔널지오그래픽]상어가 공룡을 먹던 시절

by deli-space 2013. 8. 30.

상어가 공룡을 먹던 시절에는...

When Sharks Ate Dinosaurs

 

* 다음의 글과 사진은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2013820일 기사를 번역, 인용하였으며, 웹 주소는 아래와 같다.

http://phenomena.nationalgeographic.com/2013/08/20/when-sharks-ate-dinosaurs/

 

기사 작성: 브라이언 스위텍(Brian Switek) 

 

<죽은 하드로사우루스가 캔자스 수로에 떠다니고 몸집이 작은 상어 종류인 스쿠알리코락스가 주변을 맴돌고 있다. 그림 작성: 드미트리 보그다노프, GNU 자유문서사용허가서(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에 따라 공유된 자료임.>

 

옛날 옛적, 그러니까 대략 86백만 년 전 공룡의 사체 하나가 바다로 떠내려갔다. 주둥이가 삽처럼 생긴 하드로사우루스(hadrosaur, 역주: 오리주둥이공룡)는 내륙 어디에선가 숨을 거두었다. 이 초식 공룡의 몸집은 육중했지만 부패하면서 생긴 가스 때문에 사체가 둥둥 떠다녔다. 사체가 따뜻한 바다로 떠내려가자 그 곳에 사는 굶주린 상어들이 공룡의 살을 파고든다. 아주 드물긴 하지만 이렇게 벌인 잔치의 흔적이 뼈에 새겨져서 남았다.

2005년 캔자스 주 서부의 스모키 힐 초크(Smoky Hill Chalk)에서 아마추어 화석 발굴자인 케이스 이웰(Keith Ewell)이 아홉 개의 공룡 꼬리뼈를 발견했다. 뼈가 놓인 곳의 고대 환경 덕택에 이 뼈들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 시절에는 스모키 힐 초크에 있는 퇴적물들이 물속에 가라앉아 있었다. 백악기의 캔자스 주는 서부 내해 수로(Western Interior Seaway, 역주: 백악기 후기에 북아메리카 대륙을 두 개로 나누었던 해로, Kansas Seaway라고도 함)라는 바다로 뒤덮여 있었던 것이다. 공룡들은 바다에서 살지 않았다. 하지만 지역적인 홍수나 물과 관련된 기타 수단에 의해서 때로는 공룡 사체가 옮겨지고 먼 바다에 사는 육식동물의 입 속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네 발로 헤엄치는 플레시오사우르스(plesiosaurs, 수장룡)나 코모도왕도마뱀(Komodo dragon)처럼 생긴 모사사우르스(mosasaurs, 백악기 후기의 해룡)가 파충류 최고의 포식자였다. 또한 선사시대의 상어 또한 정점의 포식자로서 한몫을 했다. 이웰이 우연히 발견한 그 불쌍한 하드로사우루스의 경우에는 꼬리뼈에 이빨 자국이 뚜렷하게 남아 있어서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스턴버그 자연사박물관(Sternberg Museum of Natural History)의 고생물학자인 마이클 에버하트(Michael Everhart)는 이웰과 함께 캔자스 과학 학회(Kansas Academy of Science)2006년 회보에 이 꼬리뼈에 대한 글을 기고했다. 공룡이 바다로 흘러드는 일이 희귀하다는 사실은 논외로 하자(이전까지 스모키 힐 초크에서는 단 여섯 개의 공룡 뼈를 찾아냈을 뿐이다). 하드로사우루스의 척추에는 최소한 네 개의 이빨 자국이 남아 있었다. 이런 이빨 자국은 시체 청소부 역할을 하는 상어에 의해서만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상어일까? 상어 종류인 스쿠알리코락스(Squalicorax)의 톱니 비슷한 A자 형상의 이빨이 꼬리뼈 바로 밑에서 발견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근접한 곳에서 발견되었다고 해서 이 이빨이 공룡을 먹은 상어의 것이라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관련성이 곧 상호작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에버하트와 이웰은 다른 이빨 자국들도 발견했다. 이 자국들은 톱니 모양이 아닌 이빨을 지니고 있는 상어에 의해서 생긴 것이 확실했다. 21피트(6.3미터) 길이의 상어 종류인 크레톡시리나(Cretoxyrhina)의 이빨이 이런 것과 가장 유사하다. 특히 이 상어 이빨 조각은 흡사한 자국이 있는 다른 뼈 속에 묻힌 채로 발견되었다. 최소 한 마리 이상의 크레톡시리나가 하드로사우루스의 몸을 뜯어먹은 것이다.

 

유명세를 타기는 했지만 이웰의 상어 이빨 자국 공룡이 유일무이한 것은 아니다. 에버하트의 주장에 따르면, 스모키 힐 초크에서 발견된 공룡 몸의 일부분들 중에서 두 개를 제외한 모든 뼈에 이빨 자국이 남아있다고 한다. 사례를 살펴보자. 견고하게 무장한 몸을 지닌 니오브라라사우루스(Niobrarasaurus)의 뼈에 남은 이빨 자국을 살펴보면, 시체 청소부 상어인 크레톡시리나에 의해서 이 공룡 앞다리의 아래 부분이 잘려나갔음을 알 수 있다.

 

<안킬로사우루스(ankylosaur, 혹이 있는 도마뱀 모양의 공룡)인 알레토펠타(Aletopelta)에서 발견된 스쿠알리코락스의 이빨을 살펴보면, 이 공룡이 바다로 흘러들어온 후 상어가 사체를 뜯어먹었을 것이라고 추정해볼 수 있다. 사진 제공: 브라이언 스위텍>

 

다른 지역, 다른 시대에 형성된 지층에서도 상어가 물어뜯은 자국이 있는 공룡을 발견해왔다. 상대적으로 작은 상어인 스쿠알리코락스는 에버하트와 이웰이 발견한 하드로사우루스의 뼈에서처럼 흔적을 남기기가 어렵다. 하지만 1997년 고생물학자인 데이비드 슈위머와 공동 연구자들에 따르면, 앨라배마 주에 있는 8천만 년 된 암석에서 스쿠알리코락스의 이빨이 박혀있는 하드로사우루스의 다리 뼈를 발견했다고 한다. 또한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롤리(Raleigh)에서 열린 작년 척추동물고생물학학회(Society of Vertebrate Paleontology)에서는 뉴저지 주립 박물관(New Jersey State Museum)의 고생물학자인 제이슨 샤인(Jason Schein)이 대형 사진을 부여 주었다. 이 사진에는 뉴저지 주에 있는 6천6백만 년 된 이회암(marl)에서 발견한 작은 하드로사우루스의 앞다리 뼈가 실려 있었다. 시체를 청소하는 상어들이 이 뼈를 참혹하게 도려낸 모습이었다. 의심할 여지없이 상어가 공룡을 먹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사례들 중에서 상어가 살아있는 공룡을 물어뜯은 경우는 없다. 모두가 시체를 청소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최근 디스커버리 뉴스(Discovery News, 웹사이트(news.discovery.com)의 기사에서 스쿠알리코락스나 기타 상어들이 공룡을 죽였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실렸지만, 이것을 사실로 받아들일 만한 증거가 없다.

 

날지 못하는 공룡이 바다에서 수영을 할 수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가 발견된 적은 없다. 공룡은 육상동물이었다. 하지만 공룡 뼈를 발견한 스모키 힐 초크, 뉴저지 주 호너스타운 파운데이션(Hornerstown Formation) 및 기타 지역은 해양 환경이다. 공룡들이 그런 곳까지 가려면 엄청난 거리를 헤엄쳐야 했을 것이다. 공룡 생물학에 대한 지식과 상어 이빨 자국이 남은 뼈들의 지질학적인 맥락을 통해서 살펴보면, 하드로사우루스, 안킬로사우루스 등을 비롯한 공룡의 사체가 바다로 떠내려 오면 먼 바다에 사는 상어들은 이미 죽은 몸을 먹어치우기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살아있는 공룡과 상어가 절대로 서로 마주칠 일이 없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자. 지금은 멸종되었지만 공룡의 진화보다 훨씬 앞선 시기에 히보돈트과(hybodontid) 상어 중 몇 종류는 헤엄쳐서 강이나 호수로 갈 수 있었다. 또한 이들은 백악기를 끝장낸 대량 멸종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지금까지 이런 상어 종류들이 공룡을 공격하거나 잡아먹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상호작용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어찌되었든 오랫동안 잊어왔던 상어들이 공룡 뼈 속에 이빨로 흔적을 남긴 덕택에 우리가 이들에 대해서 알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생겼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