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라틴아메리카]페루의 모체 벽화와 기가픽셀 기술
세부 묘사까지 생생히 드러난 페루의 모체 벽화
Moche Mural in Peru Revealed in Stunning Detail
“쌍방향 기가픽셀 기술로 고대 미술을 보는 새로운 방법을 개척하다”
*출처: 아래 모든 텍스트와 그림은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의 아래 웹페이지 기사에서 번역, 인용함.
<내셔널 지오그래픽 파비오 아마도르(Fabio Amador)의 기가팬(Gigapan) 이미지(해당 웹사이트에 캡쳐한 이미지임)>
[설명] 위쪽의 기가팬(기가팬 시스템[GigaPan Systems]은 고해상도의 쌍방향 기가픽셀 파노라믹 이미지를 제작, 공유하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민간 글로벌 기업) 이미지를 이리저리 살펴보려면, 이미지 왼편에 있는 조절장치를 사용한다. 마우스로 클릭 또는 드래그를 하면 된다. 또한 키보드의 방향키를 사용해서 좌우로 움직이거나, 더하기 및 빼기키를 눌러서 확대하거나 축소해서 볼 수 있다. ‘전체 보기(View All)’를 누르면 이미지 전체를 볼 수 있다. 스냅 샷을 클릭하면 일부 디테일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기사 게재: 2013. 7. 31 샤론 제이콥스(Sharon Jacobs)
페루 북부의 바싹 마른 해안가 사막, 와카데라루나(Huaca de la Luna, 달의 신전)로 부르는 곳에서 고대 모체족(Moche)이 흙벽돌 벽체 위에 복잡한 모양의 벽화를 그리거나 새겨놓았다. 서기 100년에서 800년 사이에 만든 이 벽화에는 신비로운 부족에 대한 매혹적인 실마리가 담겨 있다. 모체족은 자신들의 신앙과 풍습을 전하는 문자 기록을 전혀 남기지 않았다.
이제 초고해상도로 촬영한(super high resolution) 합성 사진을 활용해서 이 벽화들 중 하나를 놀랄만한 세부 묘사까지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컴퓨터만 있으면 누구나 이미지를 확대해서 각각의 도안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이 합성 사진의 쌍방향 버전을 보려면 여기를 누를 것)
달의 신전에 있는 어느 광장 모서리에 위치한 19제곱미터 면적의 채색 부조(浮彫)에는 모체족의 영적인 삶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장면들이 들어있다. 예를 들어 모체족의 문화에서 인간 제물을 바치는 행위는 일반적인 의식이었다. 이 벽화에서는 중앙 부분에 이런 도안이 있다. 가해자가 방어력이 없는 희생자를 무기로 찌른다. 희생자는 누운 자세로 널브러져 있다. 다른 부분을 보면 전사(戰士)들이 다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구아나의 꼬리를 잡고 있다든가, 양손에 무기를 들고 휘두른다든가, 참수한 머리를 들어 올린다든가 하는 자세들 모두가 수백 년 전에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을 것이다.(모체족이 희생 제의를 치르던 공간에 대한 그림을 더 찾아볼 것)
벽화에는 많은 동물들이 있다. 물고기, 가재(아마도 인근 모체강[Moche River]에서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뿐만 아니라 뱀, 전갈, 원숭이, 여우, 독수리, 식별이 불가능한 고양이과 동물, 짓는 것처럼 보이는 개 등이다. 또한 일상생활이 드러나는 장면들도 있다. 사람들이 그물로 새를 잡고, 오늘날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갈대로 만든 배를 타고 낚시질을 한다. 심지어 황금을 제련하는 모습도 보인다.
모체족은 능수능란한 솜씨로 도자기와 금속제품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이 황금으로 만든 복잡한 공예품 중에서 1987년 시판 왕(Lord of Sipan)의 무덤에서 발견된 것들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아메리카 대륙에서 도굴되지 않은 채로 발견된 묘 중에는 시판 왕의 무덤이 가장 화려하다.
현장에 있는 프로젝트 연구자들을 방문했을 때, 와카데라루나의 벽화에서 파비오 아마도르(Fabio Amador, 내셔널 지오그래픽 연구, 보전 및 탐험 부서의 프로그램 관련 선임 관리자)의 눈길을 잡아끈 것은 풍부한 디자인 표현이었다.
이것은 마치 기가픽셀(gigapixel) 이미지로 촬영하기 위해 만든 안성맞춤의 대상물처럼 보였다. 기가픽셀 이미지는 정교한 세부 묘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를 담아내는데 수십 억 개의 픽셀로 이루어진 파노라마 사진이다. 기가팬 시스템(GigaPan Systems)이 개발한 프로세스를 활용하기 위해서 아마도르는 카메라를 자동 기계장치를 부착한 삼각대 위에 올려놓고 수백 장의 사진을 찍었다. 그러고 나서 특허 상품인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이 사진들을 이음매 없이 매끄럽게 서로 연결했다.
다음은 아마도르의 말이다. “벽화라는 더 큰 맥락 속에서 각 요소의 배치가 흐트러지지 않으면서도 디자인의 세세한 묘사까지 그야말로 온전하게 담아내고 싶었다.”
2008년 기가팬이 개발된 이후로 고고학자들은 기가픽셀 사진을 과학적인 보조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예를 들어, 프랑스 남서부의 구석기 시대 유적지와 그리스 사모트라키(Samothrace) 섬에 있는 마케도니아의 제례 유적지를 기록으로 남길 때 이 기술을 사용했다.
아마도르는 고고학 분야에서 기가픽셀 사진이 수행하는 역할을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먼저, 이 사진을 통해서 전문가들이 세계 모든 곳에 있는 유적지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연구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 둘째는 일반인들이 이런 유적지를 감상하는 시각을 개선할 수 있다. 아마도르는 이렇게 말한다. “현대의 고고학자들은 그저 발굴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과거의 미에 대해서 전 세계와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고고학이 현대 학문으로 자리 잡은 시기보다 한참 앞서서 와카데라루나에서 발굴을 시작했다. 독일의 고고학자인 막스 울레(Max Uhle)가 1898년부터 1899년 사이에 처음으로 발굴 작업을 했다. 당시 작업은 과학이라기보다는 모험에 가까웠다.
1991년 이후로는 전문가들로 구성한 국제 연구 팀이 와카데라루나의 벽화를 심층적으로 연구해왔다.
트루히요(Trujillo) 소재 페루 국립대학교(Peru's Universidad Nacional)의 고고학 교수인 산티아고 우케다(Santiago Uceda)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들은 이 벽화와 관련된 여러 복합적인 주제들이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품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세운 작업가설(working hypothesis)은 이 벽화들이 모체족의 신화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모체족의 신화에서 출발하여 이 신성한 공간에서 치렀던 의식과 제의가 생겨났을 것이다.”